2024.12.23 (월)
“원장님! 이번에는 정말 우리 아이 코 좀 시원하게 빼주셔야 해요!” 모처럼 진료 받으러 온 아이 엄마가 불만스런 말투로 부탁을 한다. 콧물을 잘 빼주지 않아 내게 자주 오지 않았다고 덧붙인다. 그동안 나는 콧물을 빼달라고 하면 빼주지 않거나 건성으로 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불만이 있는 보호자들은 다른 소아과나 이비인후과에서는 매번 열심히 빼준다는 볼멘소리까지 듣곤 했다. 그 때문에 환자들이 떨어들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아직까지는 이 소신을 바꾸고 싶지 않다. 의사라면 의과대학 시절 배워서 다 아는 사실이지만 눈물과 콧물 속에는 아주 유용한 성분이 들어 있다. '라이소자임'이라는 성분이 가장 중요한데, 이 효소는 인체가 분비하는 소중한 천연 항생 물질이다. 코에 염증이 생기면 점막의 술잔세포에서 분비물을 많이 생산하여 콧물을 많이 흘리게 된다. 콧물 속에는 라이소자임 외에도 염증으로 상처 난 비강 내의 호흡기 점막을 보호하고 재생을 돕기 위한 기능 물질까지 있다. 이번에는 내가 반격할 차례다. 위에 있는 내용을 설명한 다음, 컴퓨터에서 라이소자임을 직접 검색하여 보호자와 같이 읽는다. 그리고 내가 콧물을 뽑지 않고 치료하는 것과, 이비인후과 등에서 콧물을